몰랐습니다 | 남윤환 | 2025-05-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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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습니다 가을마다 우쭐한 듯 붉은 잎을 휘날리던 단풍나무, 나는 그 나무를 자랑으로 생각했다. 몰랐다. 그 가지 끝에 매달린 마른 꽃과 씨앗이 겨울 내내 작은 새들의 먹이가 된다는 것을. 세찬 바람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버티던 이유— 생명을 위한 기다림이었음을 나는 몰랐다. 혹독한 계절에 자신을 찾아온 작은 생명들을 묵묵히 먹이고, 그렇게 겨울을 건너던 단풍나무처럼— 그분도, 시온의 봄이 이를 때까지 우리를 돌보고 계셨다. 겨울을 건너는 이들에게 주님, 가을의 마지막을 화려함으로 마감한 줄로만 알았던 나무가 겨울의 시작을 섬김으로 준비하고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던 씨앗 하나가 굶주린 생명을 위한 양식이 되었듯, 저의 삶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혹독한 계절을 지나는 이들이 주님 품 안에서 쉼을 얻고 시온의 봄을 기다리게 하소서. 겨울에도 멈추지 않는 주의 사랑을 믿습니다. 샬롬의 평화로 우리를 지키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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